Rdworks Lab 58 레이저 3D 조각
레이저 3D 조각의 5가지 놀라운 진실: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들
서론: 3D 조각의 꿈과 현실
저의 학습 실험실(Learning Lab)에서 레이저 커터가 255단계의 회색 음영을 정확히 구분하여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제 머릿속은 온통 3D 조각에 대한 가능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평평한 2D 각인을 넘어, 이 섬세한 음영 차이를 물리적인 깊이와 질감으로 바꿔내는 꿈을 꾸었죠. 이론상으로는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의 간극은 예상보다 훨씬 컸습니다. 이 글은 깔끔하게 정리된 이론 설명서가 아닙니다. 수많은 가정과 실패,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발견으로 가득했던 저의 실험 노트를 공유하는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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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논리적인 첫 시도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이전 실험에서 기계가 255가지 회색 음영을 표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기에, 다음 단계는 명확해 보였습니다. 포토샵의 그라데이션 툴을 사용해 검은색에서 투명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완벽하고 논리적인 그레이스케일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제 예상대로라면, 어두운 부분은 깊게, 밝은 부분은 얕게 파여 아름다운 입체 돔 형태가 만들어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물은 제 논리적인 기대를 무참히 배반했습니다. 조각된 것은 입체적인 모양이 아니라, 그저 움푹 파인 '형태 없는 구멍'에 불과했습니다. 이 처참한 실패는 3D 조각이 단순히 이미지의 명암을 깊이로 변환하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첫 번째 충격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 그레이스케일 모양들은 좀 재앙에 가까웠습니다. 그냥 구멍이었어요. 아무런 모양도 없었죠."
이 재앙 같은 실패는 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보냈고, 레이저가 이미지를 해석하는 방식에 대한 저의 가장 기본적인 가정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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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드럽운 그라데이션이 아닌, '특수 제작된' 이미지가 핵심이다
해답은 제가 직접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공한 다른 사람들의 파일을 분석하는 데 있었습니다. 고맙게도 몇몇 동료 제작자들이 조각용으로 특별히 준비된 파일들을 공유해주었고, 그 안에서 저는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성공적인 파일들은 제가 만들었던 부드러운 명암 변화를 가진 이미지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흰색과 검은색의 극단적인 대비"가 뚜렷했고, "많은 흰색 및 밝은 회색 영역"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얻은 깨달음은 이것입니다. 부드럽고 미묘한 그라데이션은 레이저 소프트웨어에게는 모호한 명령으로 해석되어 '움푹 파인 구멍'을 만들 뿐이지만, 뚜렷한 대비와 명확한 경계는 레이저에게 깊이를 조절할 수 있는 명확한 '지형도'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저는 3D 조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사진을 만들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전문가나 전문 소프트웨어에 의해 만들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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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느릴수록' 더 깊고 선명한 결과가 나온다
효율성을 위해 속도를 높이고 싶은 유혹은 강렬하지만, 3D 조각의 세계에서는 인내심이 곧 품질로 직결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달 속의 남자(Man in the Moon)' 이미지를 단풍나무에 조각하며 세 가지 속도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 40mm/s (8~25% 출력): 느린 기준 속도입니다.
- 120mm/s (8~25% 출력): 속도를 3배 높였습니다.
- 120mm/s (8~65% 출력): 속도를 보상하기 위해 출력을 대폭 높였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가장 느린 속도인 40mm/s에서 가장 깊고 선명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빠른 속도로 작업하자 디테일이 뭉개졌고, 심지어 출력을 높여도 느린 속도에서 얻은 깊이와 해상도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들을 되돌아보면, 이상적인 설정은 훨씬 느린 설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느린 속도로 더 나은 해상도와 더 깊은 조각 깊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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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추천 재료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대나무와 아크릴의 재발견
많은 전문가들은 3D 조각용으로 결이 곱고 균일한 '단풍나무(Maple)'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단풍나무는 영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목재였고, 저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튤립나무(Tulip wood)'로 첫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어렵게 단풍나무를 구해 조각했을 때, 표면이 마치 젖은 것처럼 독특한 광택을 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놀라움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습니다. 평범한 '대나무(Bamboo)' 조각판에 같은 이미지를 새겼을 때, 결과는 훨씬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끈적한 그을음 잔여물을 뜨거운 물과 솔로 꼼꼼히 닦아내자, 대나무 위 디테일이 단풍나무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살아났습니다.
더 나아가, 완벽하게 균일하고 균질한 재료인 8mm 두께의 '아크릴(Acrylic)'에 조각했을 때는 매우 깨끗하고 정교한 결과물이 탄생했습니다. 특히 이 조각의 뒷면에서 조명을 비추자, 깊이에 따라 빛이 굴절하며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는 '엣지릿 사인(edgelit sign)'으로서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교훈이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은 훌륭한 출발점이지만, 최종 목적지는 아닙니다. 진정한 발견은 내가 가진 재료를 직접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왼쪽의 단풍나무 결과물과 비교했을 때, 오른쪽의 대나무 결과물이 실제로는 훨씬 더 선명한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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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때로는 '고급 설정'을 무시하는 것이 답이다
레이저 소프트웨어의 수많은 '고급 설정'은 완벽한 결과물을 위해 모든 것을 미세 조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줍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설정들이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데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주파수(Frequency) 설정을 두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기본값인 20kHz와 설정 가능한 최저값인 5kHz로 각각 동일한 작업을 테스트했지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두 결과물 사이에는 "사실상 아무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제 기계의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설계사인 Ruida와 레이저 튜브 제조사에 직접 문의했지만, 이 설정의 명확한 효과에 대한 답을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경험은 모든 변수를 통제하려는 노력에서 벗어나, 가장 중요한 핵심 변수(이미지, 속도, 재료)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실용적인 교훈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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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가정을 버리고 실험을 시작하라
3D 레이저 조각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이 과정이 직관적인 가정이 아닌, 끊임없는 실험과 예상 밖의 발견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완벽하게 논리적인 그라데이션은 쓸모없는 구멍을 만들었고, 모두가 추천하던 단풍나무는 평범한 대나무에 자리를 내주었으며, 복잡한 고급 설정은 때로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잠시 멈춰 당신의 작업 과정을 되돌아보십시오. 혹시 당연하게 여기고 넘어갔던 가정들은 없었나요? 정답은 설명서가 아닌, 직접 부딪혀보는 과정 속에 숨어있을지 모릅니다.
당신의 창작 과정 속에 도전받기를 기다리는 '당연한 가정'은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