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works Lab 168 브릿지 기능
레이저 커팅의 역설: '자르지 않는' 기술로 완벽한 결과물을 얻는 비결
서론: 작은 부품, 큰 골칫거리
레이저 커터로 정교하고 작은 부품을 완벽하게 잘라냈다고 생각한 순간, 바로 다음 작업에서 그 부품이 멋대로 움직여 빔에 손상되는 허탈한 경험을 해보신 적 있나요? 많은 메이커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순간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저처럼 바닥이 막힌 솔리드 베드(solid table) 형태의 레이저 커터를 사용하는 경우 더욱 흔하게 발생합니다. 솔리드 베드에서는 원활한 공기 흐름과 배기를 위해 작업물을 바닥에서 살짝 띄워야 하는데, 바로 이 공간 때문에 잘려나간 조각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위치가 틀어지기 쉽습니다. 심지어 바닥에서 반사된 레이저 빔에 의해 부품 뒷면이 손상되기도 하죠. 이는 정밀함을 요구하는 작업에서 상당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매우 효과적인 비결이 있습니다. 바로 '자르지 않는' 기술, '브리지(Bridge)'입니다.

핵심 비결 1: 완벽한 컷을 위해 '자르지 않아야' 하는 순간
'브리지'란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 절단 경로의 아주 작은 부분을 의도적으로 남겨두어 부품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작업물에 살짝 붙어있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효과적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브리지는 절단된 부품이 제멋대로 떨어져 손상되거나 위치가 바뀌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줍니다. 모든 절단 작업이 끝날 때까지 부품을 원래 자리에 안전하게 고정해 주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죠. 작업이 끝나면 아주 작은 연결 부위만 남기 때문에, 손으로 가볍게 떼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숙련된 메이커들은 브리지를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서리나 직선 구간에 배치하여, 후처리 없이도 거의 티가 나지 않는 완벽한 결과물을 얻어냅니다.
이 기술의 효과는 한 메이커의 경험담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I don't want the outside shape to drop and my wishes come true it hasn't dropped"
이처럼 브리지는 작업자의 의도대로 부품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기술입니다.
핵심 비결 2: RDWorks에서 '브리지' 기능 100% 활용하기
저도 오랫동안 CAD 프로그램에서 직접 이 작업을 해왔는데, RDWorks에 이 기능이 추가된 것을 뒤늦게 알고는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이제 RDWorks 소프트웨어에서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버전 38 이후 추가된 기능입니다.)
- 그룹 해제: 가장 먼저, 브리지를 적용할 객체가 그룹으로 묶여있지 않도록 그룹을 해제해야 합니다. 기능이 회색으로 비활성화되어 있다면 그룹 해제 여부를 확인하세요.
- 기능 활성화: 상단 메뉴에서 Handle -> Bridge를 선택하여 브리지 설정창을 엽니다.
- 수동 추가: 여러 옵션이 있지만, 'add a bridge manually' 옵션을 사용하여 원하는 위치에 직접 브리지를 추가하는 것이 가장 정밀하고 효과적입니다. 원하는 지점을 클릭하기만 하면 간단하게 브리지가 생성됩니다.
- 적정 너비 설정: 브리지의 너비는 재료에 따라 조절해야 합니다. 좋은 시작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크릴: 0.3mm
- 목재: 0.5mm
이 간단한 설정만으로도 작업 실패율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핵심 비결 3: 보너스 팁 - 스프레이 페인트로 완벽한 각인 채색하기
레이저 커팅 작업의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높이는 보너스 팁입니다. 각인된 부분에 색을 채워 넣을 때, 스프레이 페인트를 직접 분사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사용해 보세요.
빈 용기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덜어낸 후, 작은 브러시를 사용해 각인된 홈을 꼼꼼하게 채워주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페인트가 주변으로 번지는 '워시 오버(wash over)' 현상을 막아주고,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므로 페인트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깊고 미세한 홈까지 페인트를 완벽하게 침투시킬 수 있죠.
"I get a much pen at better penetration if I can brush the paint into these very deep small grooves"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입니다. 페인트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가급적 하룻밤 정도 충분히 기다린 후에 보호 필름을 제거해야 합니다. 저도 한번은 한 시간만 말리고 필름을 제거했다가 페인트가 번져서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인내심이 곧 퀄리티입니다. 만약 실수로 번졌다면, 알코올을 살짝 묻힌 티슈로 조심스럽게 닦아낼 수 있습니다.
핵심 비결 4: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모든 작업의 마무리는 '안전'입니다. 특히 허니콤 베드를 사용하는 경우, 작업대 위에 쌓이는 끈적한 잔여물은 심각한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작업대 청소도 중요하지만, 허니콤 베드의 셀 내부에 쌓이는 가연성 잔여물은 특히 위험하므로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작업이 끝나면 아세톤 등을 이용해 작업대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장비의 수명을 늘릴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작업자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수칙입니다.
결론: 작은 디테일이 만드는 명품의 차이
오늘 소개한 '브리지' 기술처럼, 때로는 아주 작은 디테일 하나가 작업의 성패를 가르고 결과물의 품질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더 잘 자르는 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자르지 않는' 지점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여러분의 작업 과정에서 결과물의 품질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작지만 결정적인 '브리지'는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