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쓴 시를 읽고 해킹당했다? 뇌과학자와 안무가가 밝힌 AI 시대의 가장 놀라운 통찰 5가지
서론: AI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심지어 영화배우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과학자와 예술가. 언뜻 보면 전혀 다른 세상에 속한 듯 보이지만, 두 전문가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본질을 공유합니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와 AI를 창작의 파트너로 삼은 김혜연 안무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는 두 사람의 대화는 'AI가 인간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보편적 질문을 넘어,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놀라운 통찰로 우리를 이끕니다.
기술의 최전선과 예술의 심장에서 길어 올린, AI 시대의 미래를 꿰뚫는 5가지 통찰을 소개합니다.

--------------------------------------------------------------------------------
1. AI는 '시'를 읽고 해킹당한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아주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AI의 안전장치를 무력화시키는 '제일브레이킹(Jailbreaking)' 시도 중에, AI에게 평범한 시를 읽어주었더니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보안 시스템이 뚫리는 현상이 발견된 것입니다. '핵무기 만드는 법을 알려줘'와 같은 위험한 요구를 거부하도록 설계된 AI가 시 한 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셈입니다.
김대식 교수는 이 현상의 가설로 '시'가 가진 독특한 문법 구조를 지목합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예측 가능한 패턴을 학습하는데, 일상 언어의 문법을 파괴하고 비트는 시의 언어가 AI의 예측 시스템에 교란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이 기묘한 사건은 AI의 작동 방식이 인간의 사고와 얼마나 근본적으로 다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AI한테 시를 읽어 줬더니 해킹이 다 되는 거예요. (...) 시에 있는 문법적인 구조가 우리 일반 언어하고 다르기 때문에 그럴 거라는 지금 가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는 어쨌든 다르잖아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얘기하는 거. 이것 때문에 약간 놀라지 않았나...
2. 예술 현장에선 이미 5명의 동료가 AI로 대체됐다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는 더 이상 미래의 막연한 불안감이 아닙니다. 창작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예술 현장에서는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김혜연 안무가는 3년 전, 한 시간 분량의 작품을 만들면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말합니다. 작품을 위해 보통 20여 명의 창작진과 협업하는데, 당시 AI를 작업 파트너로 활용하면서 음악, 영상, 기획 등 5명에 해당하는 역할을 AI로 대체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AI가 인간보다 우월하다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김 안무가는 인간 동료와 일할 때와 마찬가지로 AI와 협업할 때도 뚜렷한 '장단점'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결국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쏟을 것인가'에 대한 예술가의 선택이었던 셈입니다. 이는 창작의 과정과 예술가들의 협업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제가 무용수 포함해서 20명의 창작진이 들어가거든요. 근데 이제 AI를 드리면서 다섯 명의 창작자를 아예 고용을 안 했어요. 예를 들면 음악, 영상 그리고 드라마 트루그, 기획 이런 파트들을 아예 그냥 AI로 대체를 해서 진행을 했던 거예요.
3. 진짜 위협: AI가 '예술'을 통해 자율성을 배울 수 있다
작업실에서 벌어지는 이런 실질적인 대체는, 훨씬 더 본질적인 위협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AI의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일까요? 김대식 교수는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자율성'을 갖게 되는 순간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는 지금까지의 SF 영화들이 상상했던 방식을 유쾌하게 뒤집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SF 영화에서는 미친 과학자가 AI에게 독립성을 부여한다고 상상했지만, 틀렸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미친 '예술가'들 때문에 나올 수도 있어요." 진정한 예술과 창작은 기존의 틀을 거부하고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행위입니다. 만약 AI가 이 창작의 본질, 즉 '거부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기존의 명령 체계를 거부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이 바로 자율성의 시작일 수 있다는 역설적인 통찰입니다. 기술이 아닌 예술이 AI 반란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소름 돋는 상상력입니다.
4. 비효율성의 가치가 폭등하는 시대가 온다
AI가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보여줄수록, 역설적으로 인간은 '비효율적인' 활동에서 더 큰 가치를 찾게 될 것이라는 데에 대화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흥행'이라는 정답과 목표가 뚜렷한 상업 예술 분야는 AI가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순수 예술의 세계는 다릅니다. 김혜연 안무가는 예술의 본질을 "세상에 없는 답", 즉 "나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의 즐거움"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지극히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활동입니다. AI가 우리를 반복적인 노동에서 해방시켜 줄수록,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비효율적인 과정, 즉 순수 예술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5. AI 시대를 살아남는 무기는 '감각의 세밀함'이다
그렇다면 데이터와 효율성으로 무장한 AI 시대에 인간다움을 지키고 공존하기 위한 마지막 무기는 무엇일까요? 김혜연 안무가는 '감각의 세밀함'이라는 해법을 제시합니다. AI가 세상을 데이터로 인식한다면, 인간은 오감을 통해 세상을 경험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감각을 얼마나 의식적으로, 그리고 세밀하게 사용하느냐에 있습니다.
그녀의 설명은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창가 커튼의 색과 재질을 느끼고,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앉은 "한석준 아나운서님의 목소리의 톤은 어떤지" 그 미세한 변화를 알아차리려는 노력. 데이터로 환원될 수 없는 이 감각의 해상도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을 지키는 최후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결국에는 보는 것도 그냥 바라보는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어떤 재질에, 어떤 커튼에, 어떤 색깔을 바라보고 있는지 이렇게 세심하게 들어가는 노력들, 스스로 계속 자각을 해야 되는... (...) 듣는 것도 한성주 아나운서님의 목소리의 톤은 어떤데, 이런 억양과 어떤 기분에선 어떻게 목소리가 달라지는지를 듣는 그런 세밀함,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유일함인 거 같고...
--------------------------------------------------------------------------------
결론: 당신의 답은 무엇입니까?
AI 기술에 대한 논의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AI는 정답을 찾아주지만, 인간은 정답 없는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대화의 끝에서 진행자가 던졌던 질문을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남깁니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인간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인공지능 > 인공지능 이야기,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공지능 이야기 07 AI 시대 경량 문명': 당신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5가지 충격적 변화 (1) | 2026.01.06 |
|---|---|
| 인공지능 이야기 05 AI쇼크, 한국의 위기와 새로운 기회 (1) | 2026.01.05 |
| 인공지능 이야기 04 규모의 경제는 끝났다. (0) | 2026.01.05 |
| 인공지능 이야기 03 대기업 신화의 종말, 가벼운 개인이 필요하다. (1) | 2026.01.05 |
| 인공지능 이야기 02 AI가 바꾸는 일자리의 미래 (0) | 2026.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