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프로그램/RDWorks LAB

Rdworks Lab 116 에어 어시스트

2D Make 2025. 12. 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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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커터 에어 어시스트 업그레이드: 예상치 못했던 반직관적인 교훈들

서론: 시끄러운 공기 펌프 소리, 혹시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레이저 커터를 사용해 본 분이라면 작업 내내 쉴 새 없이 울리는 에어 어시스트 펌프의 소음에 익숙하실 겁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이 거슬리는 소음을 어떻게든 줄여보고자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가, 기계의 성능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이름하여 ‘슈퍼 울티메이트 에어 어시스트(Super Ultimate Air Assist)’ 시스템을 구축하는 여정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는 기술적으로 놀랍고 때로는 반직관적이기까지 한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단순히 펌프를 켜고 끄는 것 이상의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며 제가 발견한 예상 밖의 사실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진짜 문제는 '공기 맥동'이 아니었다

저의 프로젝트는 처음에 에어 어시스트에서 나오는 공기의 ‘맥동(pulse)’ 현상을 잡으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 가설은 이 맥동이 문제일 것이라는 거였죠. 그래서 저는 잼 병(jam jar)과 솜뭉치와 같은 퀼팅용 충전재(very open fabric wadding)를 이용해 공기의 흐름을 안정시켜 줄 자작 ‘펄스 킬러(pulse killer)’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습니다. 병 안에 채워진 충전재가 공기에게 복잡한 경로를 제공하며 맥동을 자연스럽게 상쇄시키도록 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실험 결과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제가 발견한 것은, 펄스 킬러를 설치했을 때와 제거했을 때 공기 흐름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알고 보니 진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따라서 엄청난 양의 맥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10mm 파이프에서 나와 결국 4mm 파이프로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감쇠 효과가 발생하여 대부분의 힘이 제거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펌프에서 노즐까지 이어지는 배관의 직경 차이만으로도 맥동은 충분히 감쇠되고 있었고, 제 첫 번째 가정은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맥동이 아니었습니다.

2. 기계를 혹사시키는 주범: '공회전'하는 펌프

실험을 통해 밝혀진 진짜 문제는 훨씬 심각했습니다. 바로 작업이 없을 때도 제어 밸브가 닫힌 상태에서 펌프가 계속해서 ‘공회전(stalled condition)’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어 밸브가 닫혔을 때 펌프가 힘겨워하는 소리를 실제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막힌 곳에 맞서 힘겹게 작동하면서 소리가 바뀌었고, 아무 이유 없이 엄청나게 힘들게 일하고 있었죠.

이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펌프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불필요한 소음과 전력 낭비를 유발합니다. 맥동을 잡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이 ‘공회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 목표가 되었습니다. 기계가 쉬고 있을 때 펌프도 함께 쉴 수 있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3. 진정한 자동화란 '스마트한 제어'를 의미한다

단순히 펌프를 켜고 끄는 것을 넘어, 제 목표는 작업 종류에 따라 공기 흐름을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의 핵심은 두 가지 다른 공기 흐름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 제한된 흐름(Restricted Flow): 커팅 작업이 아닐 때, 즉 인그레이빙(engraving) 중이거나 기계가 대기 중일 때 등 다른 모든 상황에서 활성화됩니다. 렌즈와 노즐을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한 공기 흐름으로, "노즐에 공기가 공급되지 않는 순간이 절대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최대 흐름(Unrestricted Flow): 절단(cutting) 작업 시 재료의 연소와 그을음을 효과적으로 날려버리기 위한 강력하고 막힘없는 공기 흐름입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솔레노이드 밸브와 유량 조절이 가능한 리스트릭터(restrictor)를 조합했습니다. 기술적으로 컨트롤러는 ‘전원 켜짐’ 신호를 직접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작업 상태에 따라 ‘Status’와 ‘Wind’ 핀을 접지(ground)로 전환하여 회로를 완성하는 영리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자동화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수동으로 무언가를 테스트하거나 점검하고 싶을 때 자동 시스템은 "매우 매우 성가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동 오버라이드 스위치를 추가했습니다. 이 스위치들은 펌프와 최대 흐름용 솔레노이드를 수동으로 켤 수 있게 해주어, 자동화된 작업이 아닐 때도 기계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합니다.

4. 디테일의 악마: 숨겨진 포트부터 소프트웨어 설정까지

물론 모든 DIY 프로젝트가 그렇듯, 저의 과정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여러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 부품의 함정: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이베이(ebay)에서 구매한 3포트 솔레노이드 밸브에는 사실 숨겨진 포트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불량이 아니라, 여러 밸브를 나란히 연결할 때 사용하는 **'공용 공기 공급 포트(common air supply)'**였습니다. 저는 이 기능을 재활용하기 위해 맞는 규격의 피팅을 찾고 와셔를 대는 등 추가적인 개조를 해야만 했습니다.
  • 소프트웨어 설정: 모든 배선과 배관을 마치고 시스템을 켰지만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헤맨 끝에 RDWorks의 ‘공급업체 설정(Vendor settings)’에서 ‘송풍기 활성화(Enable blower)’ 옵션을 켜주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작은 체크박스 하나가 전체 시스템의 작동을 좌우하고 있었습니다.
  • 사소하지만 필수적인 부품: 컨트롤러 보드의 CN1 포트에 연결할 커넥터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아, 별도로 부품을 찾아 구매해야 했습니다. 작지만 프로젝트를 멈추게 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5. 값비싼 교훈: 한순간의 실수가 렌즈를 파괴했다

이번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와는 별개의 일이었지만, 여러분께 꼭 공유하고 싶은 값비싼 교훈이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인그레이빙 작업을 했을 때, 저는 레이저 렌즈의 반사 방지 코팅을 손상시키고 말았습니다. 강력한 레이저 광선이 금속 표면에서 반사되어 렌즈에 되돌아오면서 코팅을 벗겨낸 것입니다.

“제가 스테인리스 스틸 인그레이빙을 했을 때 렌즈의 반사 방지 코팅을 벗겨낸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 경고의 말씀으로 드립니다.”

이 경험은 강력한 레이저를 다룰 때 항상 재료의 특성과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다행히 예비 렌즈가 있어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지만, 한순간의 실수가 값비싼 부품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 평범한 기계를 '궁극의 도구'로 만드는 즐거움

단순히 시끄러운 펌프 소리를 해결하려던 작은 시도는 이제 ‘슈퍼 울티메이트 에어 어시스트’라는 이름에 걸맞은 시스템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작업이 끝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펌프, 인그레이빙과 커팅에 맞춰 최적화된 공기 흐름, 그리고 필요할 때 언제든 쓸 수 있는 수동 제어 기능까지. 이런 작은 개선들이 모여 작업의 편의성과 결과물의 품질을 극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결국 메이커로서 느끼는 가장 큰 즐거움은 이런 과정을 통해 평범한 기계를 나만의 ‘궁극의 도구’로 만들어나가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 기계에서의 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이번 기계에 적용한 추가적인 작은 요소들이 기계를 정말 멋지게 다듬어 주었고, 저는 그 결과에 매우 만족합니다. 여러분의 장비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사소한’ 업그레이드는 무엇이었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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